지식의 나눔과 사랑의 더함, 저작권 기부운동

책/따/세는 지식을 나누고 사랑을 더하는 저작권 기부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기부운동이란 자신이 쓴 책 중에 한 권 이상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 우물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처럼 누구나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도록 전자 도서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운동으로 저자는 자신의 지식(책)을 나누면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외 저자 백 여 명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저자가 참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작권 기부운동은 전문 저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 청소년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책/따/세는 청소년들이 저작권 기부운동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매 방학마다 발표하는 책/따/세 추천도서를 읽은 후 독후감을 쓰고, 그 독후감을 저작권기부운동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 저작권 기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책과 관련된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만들어 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결과물을 기부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서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지식에 지식이 더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실제로 책/따/세는 청소년을 저자로 키우는 책쓰기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여 청소년이 각자 책을 쓰고, 그것을 기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책/따/세는 지식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저작권 기부운동에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유능하고 따뜻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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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항아리봉사3기]흰 바람 벽이 있어-백석(홍대부여고2 김유민)

작성자
책따세
작성일
2018-12-27 11:49
조회
47

흰 바람 벽이 있어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 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 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 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흰 바람벽이 있어(백석) 해설

 

일단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배운 시라 익숙했고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학 시간에 작가가 살아왔던 삶이나 가치관 같은 것이 대개 그 작가의 작품에 반영된다고 배웠는데, 이 시가 그런 작품인 것 같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외로웠을 백석의 심정이 잘 느껴지는 시라고 생각한다. 특히 흰 바람벽에 비친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남편이 생겨 단란한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장면과 그에 반해 홀로 방에 앉아있는 화자, 즉 백석의 모습과 대조되면서 그러한 심정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불빛과 무명 셔츠를 사용해 자신의 심정을 형상화한 것도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운명론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왔던 다른 시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나는 그런 작가의 태도가 작가가 자신의 삶을 살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 같은 것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금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백석이라는 사람은 자기관리가 꽤 철저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렇게 힘든 상황이라면 좌절하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주변 사람 탓을 하기 쉬운데 오히려 백석은 자신의 고단한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심지어 자긍심을 느끼면서, 고결함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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